일단 씻고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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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콤푸타 일기장

너 백엔드 할 거라고? 그게 뭔데?

일단 씻고 나가자 2023. 3. 13. 18:17

뭐 쓸 거야?

프론트엔드와 백엔드는 무엇이고 나는 왜 백엔드의 길을 가려고 하는가에 대해 적을 거야.

 

 

 

프론트엔드, 백엔드가 뭔데?

솔직히 슬쩍 검색만 해봐도 너무 자세하고 완벽한 정보들이 너무 많아서.. 살짝만 소개할게. 어차피 글의 요지는 정보 전달이 아니라 왜 그걸 하려고 하는가니까.

 

프론트엔드

쉽게 말해서 그냥 너 눈에 보이는 것들이 프론트엔드야. 인터넷 창을 키고 보이는 예쁘게 정돈 된 것들이지.

 

당장 Ctrl + shift + i 키를 눌러봐. 오른쪽에 뭐 지저분한 영어들이 보이지? 저게 html이라는 거야. html은 Hyper Text Markup Language의 약자로 1980년 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의 '팀 버너스리'가 제안한 인콰이어를 기반으로...

 

음 이미 동공에 영혼이 없구나? 그냥 인터넷 창 키면 보이는 것들이라고 생각하면 돼. 쉽게 예시를 들면, 편의점에 가면 담배는 담배 음료수는 음료수 과자는 과자 착착 예쁘게 정돈되어 있지? 그렇게 예쁘게 보이는 부분들이 프론트 엔드이고, 화를 억누르면서 오와 열을 예쁘게 정리할... 그런 편의점 알바생에 해당하는 부분을 담당하는 사람을 프론트엔드 개발자라고 해.

 

백엔드

그럼 백엔드는 뭘까? 편의점에서 팔 게 다 떨어지면 어떻게 해? 설마 마법같이 뿅하고 새로운 물건이 나타난다는 멍청한 생각은 아니겠고.. 발주를 넣고 물건을 기다리겠지? 그럼 그 물건을 제공하는 공장이나 업체를 백엔드라고 생각하면 돼. 다른 말로 서버라고도 하지.

 

2999년의 편의점을 생각해보자. 텔레포트가 개발돼서 더이상 물건을 사열할 필요가 없고, 물건을 사고 싶으면 그냥 편의점에 들어가서 해당 카테고리를 찾아 가서 버튼만 누르면 쑝하고 물건이 전송된대. 이런 상황에서 사용자가 요청하는 물건을 갖고 있다가 요청할 때 보내주는 텔레포트 공장을 백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거야.

 

이런 일은 2023년에도 일어나고 있지. 너가 하루에도 100번 사용하는 X카X톡에서 사진을 친구에게 보낸다고 생각해보자. 너가 보낸 사진은 네트워크를 타고 전선을 타고 카X카X 서버로 가서 24시간 켜져 있는 컴퓨터에 저장 돼. 하지만 우리가 요청한 사항은 다른 사용자에게 사진을 보내는 거지? 그럼 이제 X카오X 서버가 보내려는 사용자에게 다시 전선을 타고 네트워크를 타서 전달해줘. 백엔드는 RESTful API에서 CRUD 방식을 통해.. 아니다 그냥 카XX톡만 생각해.

 

 

 

알겠으니까 왜 넌 백엔드냐고?

눈에 보이지 않는 뒷 단에서 열심히 하루를 보내시매 다른 이들에게 보이지 않는 행복을 전달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노고에 영감을 받아 나도 빛나는 구성원들의 사회를 위해 어둠의 영역에서 조용히 남들에게 도움을 주는.. 미안 난 그렇게 멋진 사명감을 가진 사람은 아니야.

 

그냥 자바를 좋아했고, 자바를 가장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백엔드라서 선택한 것 뿐이야. 늦은 나이에 대학교 학부 생활을 졸업하고 형편 없는 졸업 프로젝트 몇 개 딸랑 내고 졸업장 받으니까 내 손에 남은 게 없더라. 솔직히 컴퓨터 공학과도 점수 맞춰서 간 거고 컴맹이었어.. (지금도지만) 복잡한 이론 수업이 귀에 들어 올 리 없었고 컴퓨터 구조가 어쩌고.. 운영체제가 어쩌고 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나한테 와닿을 수 없었지.

 

근데 코딩은 좀 재밌더라? 구구단을 콘솔에 띄웠을 때 희열감. 뭔가 막혀서 안 되다가 해결했을 때의 그 카타르시스와 지적 성장이 기분 좋더라고. 큰 과제를 하루종일 붙들고 있다가 잘 풀렸을 때는 하루종일 기분도 좋고. 그렇게 여러 언어를 접하면서 같은 문제를 풀었지만, 오히려 가장 어려운 자바가 내 어금니를 더 갈리게 하면서도 목적 의식 덕에 더 애정이 가더라. 파이썬도 해보고 C도 해보고 어쩌고 저쩌고 했지만 딱 정해진 문법을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가차 없이 빨간 줄을 띄워버리는 자바에 난 한없이 전율을 느꼈고 너와 많은 밤을 함께 지새겠노라 약속했지.. 근데 그런 자바가 서버에서 많이 쓰인대. 그래서 결정한 거야. 다른 의미는 딱히 없어. (근데 백엔드 개발자가 돈도 많이 번대. 고마워 자바야.)

 

 

 

으.. 마음가짐이 글렀네. 넌 오래 못 가겠다.

또 너무 그렇게 생각하진 말아줘.. 나는 자바 덕분에 이 업종에 대해 많은 관심이 생겼고 자바 외에 다른 부족한 지식을 채우려 하루하루 노력하는 중이니까. 사실 난 사람들과 친해지고 유머도 좋아하고 인간 관계도 좋아해서 문과적인 성향이 더 뛰어난 거 같긴 하지만, 이런 내가 컴퓨터를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게 신기하기도 해. 그래서 난 실력만 좋은 개발자가 아닌, 함께 으쌰으쌰하는 리더 성향의 개발자를 꿈꾸고 있어. 코드 나부랭이 때문에 머리를 싸매는 사람을 위로하기도 하고, 멋진 포부를 가진 사람과 술 한잔 하며 서로 영향을 주는 그런 개발자. 방에 콕 박혀서 모니터만 응시하면 더 좋은 개발자가 될 수도 있겠지만.. 내 재미와는 좀 먼 듯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그 안에서 내 방식대로의 좋아하는 방향의 영향을 주는 게 더 재밌잖아? 난 롱런하고, 그 안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나만의 영향력을 만들거야.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나눠야지. 그게 내 개발자로서, 백엔드를 택함으로서의 방향성이야.